저는 사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사주 명리학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자격증이나 취업과는 상관없이 순전히 궁금해서 배우고 싶었던 몇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배워온 것들은 대부분 어떻게든 직업이나 자격증과 연결 지으려 했는데, 사주만큼은 그런 계산 없이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했습니다.
찾아보니 행정복지센터나 여성인력개발센터 같은 곳에서 무료로 개설된 오프라인 강좌도 있었는데, 집 근처에는 없어서 직접 가서 배우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 큰 흐름만 짚어주는 저렴한 강의부터
처음에는 깊이 파고드는 강의보다 전체적인 흐름과 큰 틀만 잡아주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사주 명리학 전문 강의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비싼 셈이었습니다. 그래도 설명이 이해가 쏙쏙 되고 재미있어서, 이 정도로 큰 흐름을 잡고 나중에 세부적인 내용을 채우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사주라는 것이 그저 몇 가지 용어와 공식만 익히면 되는 줄 알았던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 맛보기 강의에서 마주한 방대함
그래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사이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사주 명리학을 가르치는 사이트들이 여러 곳 있었는데, 그중 한 곳에서 완전 기초를 다루는 맛보기 강의를 만 원에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강의료가 훨씬 비싸졌지만, 그때는 일단 맛보기 강의를 듣고 계속할지 말지 판단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맛보기 강의임에도 진행될수록 점점 어려워졌고, 이해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을 나중에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안이한 생각이었는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세부 내용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방대했고, 하나를 이해하려면 그 앞의 여러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하는 구조라 저 혼자 따라가기에는 벅찼습니다. 결국 그 맛보기 강의를 끝으로 더 이상 이어가지 않았습니다. 큰 흐름만 알면 될 줄 알았는데, 그 흐름 안에 들어있는 세부 개념 하나하나가 또 다른 산이었던 셈입니다. 이때는 사주 공부에 대한 의욕이 잠시 꺾이기도 했습니다.
● 우연히 만난 유튜브 강의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사주 명리학 강의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료 강의였는데도 자료가 무척 좋았고, 잘 모르는 제가 봐도 배움의 순서가 체계적으로 짜여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설명이 이해가 잘 되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첫 강의부터 빠져들었습니다.
한자도 다 잊고 있던 제가 한자를 다시 외우고, 천간, 지지, 만세력, 60 갑자 같은 사주 용어들을 하나씩 익혀나갔습니다. 외운 것을 실제로 꺼내 쓰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제 속도에 맞춰 천천히 따라갔고 매번 복습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만 따라가면 저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이 강의는 초보와 입문 단계라고 소개되어 있었지만, 예전에 들었던 다른 강의에서는 더 상위 단계에서 다뤘을 법한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냥 봤을 때는 무작정 외워야만 할 것 같던 지장간의 한자들도, 왜 그렇게 구성되는지 원리를 쉽게 풀어주니 의미를 이해하고 외우게 되어 훨씬 잘 외워졌습니다. 지장간뿐 아니라 상생, 상극, 삼합, 삼형 같은 개념들도 외우기 좋게 잘 짜여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들었던 사주 관련 강의 중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꾸준히 들었던 강의였습니다. 강의를 듣는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기다려질 정도였습니다. 어려운 개념도 결국 쉽게 설명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새삼 느꼈습니다. 그동안 여러 자격증을 공부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많았는데, 사주 공부에서 또 한 번 그 생각을 확인한 셈이었습니다.
● 잠시 중단하게 된 이유
지금도 그 강의를 계속 듣고 배우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취직을 하고 운동까지 시작하면서 배울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중단한 상태입니다.
포기하거나 완전히 그만둔 것은 아니고,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의지가 있다면 바쁜 와중에도 어떻게든 시간을 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은 제 의지가 조금 약해진 시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제 목표는 분명합니다. 제 사주를 제가 직접 풀이하고, 나아가 가족들의 사주까지 봐줄 수 있는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사주는 풀이하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고들 하는데, 언젠가 다시 이 배움을 이어가서 저만의 해석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를 배우다 멈추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해 온 저이니, 이번에도 언젠가는 다시 그 강의 목록을 열어보게 될 거라 믿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여유롭게, 조급함 없이 하나씩 다시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배움이라는 것이 꼭 한 번에 끝까지 가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저는 지금까지의 여러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잠시 멈춰 있어도 언젠가 다시 그 자리에서부터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도배와 캐드를 배우면서 이미 확인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배움을 통해 제가 저 자신과 가족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저는 오늘도 사주 강의 목록을 마음 한편에 남겨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