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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를 배워보니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by 윤이 나는 인생 2026. 8. 23.

회사를 어렵게 구한 뒤에는 최대한 오래 다니려고 했습니다.

경력단절 후 어렵게 취직한 만큼 쉽게 그만두고 싶지 않았고, 저도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 다시 취업해야 한다는 불안감

회사를 그만두는 것보다 저를 더 걱정하게 만든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이사를 가면 다시 취직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또 구직사이트를 찾아보고,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다녀야 합니다.

경력단절 후 어렵게 취직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과정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특히 앞으로 나이가 더 들면 취업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는 내가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이사할 지역의 구직공고를 찾아보니 캐드를 할 줄 아는 사람을 구하는 곳이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전 직장을 구할 때도 캐드 관련 구인공고를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을 하나 배워두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공예를 제외하고는 제가 배우고 싶은 것보다는 취업할 때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고 배웠던 것 같습니다.

마침 국민내일 배움 카드의 사용 기간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아 있던 기간을 활용해 캐드 수업을 듣기로 했습니다.

캐드

 

● 처음에는 이걸 배우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수강생이 많지 않았습니다.

캐드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기 때문에 화면도 낯설었습니다.

까만 화면을 보면서 선생님이 알려주는 것을 따라 하는데, 처음에는 '내가 이것을 배워도 되는 걸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리, 회계와 같은 사무직을 하던 사람이 생소한 설계 같은 걸 배워도 되나 싶었던 겁니다.

그래도 수강료를 내고 배우러 왔으니 열심히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기초적인 내용을 하나씩 따라 하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선생님이 주신 교재를 보고 선을 그리고 도형을 만들어가는데, 제가 그린 그림이 교재와 똑같이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손으로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닌데 컴퓨터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하면 원하는 모양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게 재미있었습니다.

'어?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는데?'

처음에는 취업을 위해 억지로 시작한 공부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수업 자체가 재미있어서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 선생님도 저를 신기해하셨습니다.

수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자격증 기출문제를 가지고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문제를 주시면 제가 그림을 완성해서 이메일로 보내고, 선생님이 채점한 뒤 다시 보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습니다.

가끔 한두 군데 틀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선생님께서 이메일에 'ok'라고 답장을 주셨습니다.

선생님도 제가 비교적 잘 따라오니까 왜 이렇게 잘하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번은 선생님이 가르쳐주셨던 방법을 제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혼자 방법을 찾아본 적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다가 제가 생각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은 문제였던 것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이 학생 뭐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꽤 뿌듯했습니다.

 

● 이번에는 자격증을 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캐드 수업을 들으면서 자격증 시험을 볼 수도 있었지만 시험을 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는데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하면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고, 틀리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습니다.

당시 학원에서 준비하던 것은 민간자격증이기도 했기 때문에 '굳이 시험까지 봐야 할까?'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배우는 것 자체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이라면 배우면서 자격증까지 따는 편이었습니다.

나중에 필요해지면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캐드에서는 처음으로 그 생각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후회합니다.

그때 그냥 자격증까지 따둘걸.

당시에는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자격증을 따지 않았다고 해서 시험 스트레스를 피한 대신, 나중에 '그때 따놓을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캐드를 배운 경험 자체는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시작한 공부였는데, 의외로 제가 재미를 느끼는 분야를 하나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캐드를 조금 다룰 줄 알아야 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자격증은 따지 않았지만, 그때 배워둔 경험이 지금 업무를 하는 데에도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때는 자격증을 따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꼭 자격증이 아니더라도 배워둔 것이 언젠가 쓰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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