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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교육정보

캐드(CAD) 자격증 종류와 시험 방식, 캐드를 배운 제가 아쉬운 것

by 윤이 나는 인생 2026. 9. 10.

이사를 앞두고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했을 때, 이사할 지역의 구직공고에서 캐드를 할 줄 아는 사람을 구하는 곳이 유난히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남아 있던 국민내일배움카드 기간을 이용해 [캐드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지만 자격증 시험은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기계 부품을 가공하는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캐드를 조금씩 쓰고 있는데, 가끔 그때 자격증까지 따 둘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캐드 자격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번에 다시 찾아봤습니다.

설계도면

● 분야별 국가기술자격 캐드 자격증


캐드는 설계 도면을 컴퓨터로 그리는 프로그램이라, 자격증도 어떤 도면을 그리느냐에 따라 나뉩니다. 국가기술자격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고 큐넷에서 접수합니다.

 

기계 분야의 대표 자격증은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입니다. 기계 부품의 도면을 캐드로 그리고, 단면과 치수를 도면 형식에 맞게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제가 학원에서 주로 그렸던 것도 기계 도면이었습니다. 이보다 높은 등급으로는 기계설계산업기사와 일반기계기사가 있는데, 도면을 그리는 것을 넘어 설계 이론까지 평가해서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기계 도면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지금 회사에 와서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기계 부품을 가공하는 회사에서는 도면 한 장에 부품의 모양과 크기, 구멍의 위치, 표면을 얼마나 매끄럽게 깎아야 하는지까지 모두 담겨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그 도면을 보고 부품을 깎기 때문에 치수 하나만 잘못 적혀도 부품을 다시 만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기계 도면은 보기 좋게 그리는 것보다 정확하게 그리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여기서 느꼈습니다.

 

건축 분야에는 전산응용건축제도기능사가 있고, 토목 분야에는 전산응용토목제도기능사가 있습니다. 같은 캐드라도 건축은 건물 도면, 토목은 도로나 교량 같은 구조물 도면을 다루기 때문에 분야마다 배우는 내용이 다릅니다.

 

전자캐드기능사는 이름에 캐드가 들어가지만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건물이나 기계 도면이 아니라 전자 회로를 설계하는 자격증이라, OrCAD 같은 회로 설계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흔히 떠올리는 오토캐드 도면과는 다른 분야여서, 이름만 보고 고르기보다는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를 먼저 정하는 게 좋습니다.

 

● 응시 자격과 시험 방식


기능사 등급은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어서 학력이나 전공과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산업기사와 기사는 관련 학과를 졸업했거나 일정 기간 실무 경력이 있어야 응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능사를 먼저 따고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뒤 산업기사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를 예로 들면, 필기는 기계재료 및 요소, 기계가공법 및 안전관리, 기계제도 세 과목이 섞여서 나옵니다. 객관식 60문항을 60분 동안 풀고,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실기는 컴퓨터로 직접 도면을 그리는 작업형 시험이고 5시간 정도 걸립니다. 주어진 도면을 보고 부품 도면을 2D로 그리고, 3D로도 모델링해야 합니다.


비전공자라면 필기에서 기계재료나 기계가공법 과목이 낯설 수 있습니다. 캐드 수업에서는 주로 도면을 그리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에, 재료의 성질이나 가공 방법은 따로 공부해야 합니다. 필기에 합격하면 합격자 발표일부터 2년 동안 필기시험이 면제됩니다. 그래서 필기를 먼저 붙어 두고 실기 연습에 시간을 더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기는 5시간 가까이 컴퓨터 앞에서 도면을 완성해야 해서, 그리는 방법을 아는 것만큼 시간 안에 끝내는 연습도 중요합니다.

 

기능사라고 쉽게 볼 시험은 아닙니다. 2025년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합격률은 필기 34.4%, 실기 50.6%였고, 필기 합격률은 2022년부터 계속 3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학원에서 기출문제를 풀 때는 결과가 괜찮은 편이었는데, 합격률을 보니 그때 시험을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민간자격 CAD실무능력평가(CAT)


국가기술자격 말고도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시행하는 CAD실무능력평가, 흔히 CAT라고 부르는 민간자격이 있습니다. 1급과 2급으로 나뉘고, 국가공인이 아닌 등록 민간자격입니다.

 

사실 제가 다녔던 학원의 캐드 과정도 CAT를 준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자격증을 딸 생각이 없어서 그때는 어떤 자격증 과정인지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이번에 글을 쓰면서 학원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알았습니다. 민간자격도 캐드를 다룰 줄 안다는 걸 보여 줄 수는 있지만, 채용공고에서 우대하는 자격증은 대부분 국가기술자격입니다. 취업이나 이직이 목표라면 가고 싶은 회사의 공고에 어떤 자격증이 적혀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 국비지원으로 캐드 배우기


캐드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 많은 편입니다. 고용24에서 '캐드'나 '전산응용기계제도'로 검색하면 지역별 과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과정마다 목표로 하는 자격증이 다르니 과정 소개에서 어떤 자격증을 준비하는지 꼭 확인해 보세요. 저처럼 신경 쓰지 않고 들으면 나중에 무슨 자격증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게 됩니다. 과정을 고를 때는 수업 방식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수강생이 많지 않아서 모르는 부분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캐드를 배우는 사람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또 기출문제를 그려 보고 첨삭을 받을 수 있는지, 수업이 끝난 뒤에도 연습할 시간이 있는지도 미리 확인해 보세요. 캐드는 결국 직접 많이 그려 봐야 손에 익는 기술입니다.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 방법은 [국민내일배움카드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자격증 없이 캐드를 배운 제가 아쉬운 것


처음 캐드 프로그램의 까만 화면을 봤을 때는 경리와 회계 같은 사무직만 하던 제가 설계를 배워도 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교재를 보고 선을 긋고 도형을 만들다 보니, 제가 그린 그림이 교재와 똑같이 나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기출문제를 그려서 이메일로 보내면 선생님이 'ok'라고 답장을 주시는 날이 많았습니다.

 

평소에는 배운 김에 자격증까지 따 두는 편이었지만, 캐드는 시험을 보지 않는 쪽이 마음 편했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제가 하는 일은 현장 직원들을 돕는 정도입니다. 도면을 출력하고, 치수를 확인하고, 간단한 부분을 수정하는 일이라 자격증이 없어도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그때 배워 둔 덕분에 도면을 보는 게 낯설지 않습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현장에서 도면을 뽑아 달라거나 치수를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도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화면이 익숙하고, 도면에서 어디를 봐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격증은 없어도 배운 경험은 이렇게 남아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회사 안에서만 알 수 있어서, 밖에서 저를 보여 줄 방법은 이력서의 한 줄 뿐이라는 게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직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력서에 캐드를 할 줄 안다고 쓰는 것과 자격증 이름을 한 줄 쓰는 것은 보는 사람에게 다르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지금 캐드를 배우고 계신다면 수업이 끝날 때 시험까지 꼭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배운 내용이 가장 잘 기억날 때가 시험 보기에 가장 좋은 때이니까요. 시험 일정과 기준은 바뀔 수 있으니, 준비하실 때는 큐넷에서 최신 공고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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