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떡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떡이나 디저트를 보면 사 먹을까보다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귀찮아서 실제로 만드는 일은 드물지만, 요즘처럼 퓨전떡이 많이 나오면 그 생각이 더 자주 듭니다. 앙금으로 꽃을 올린 떡케이크도 만들어 보고 싶고, 여러 모양으로 나오는 바람떡을 보면 저것도 집에서 되려나 싶습니다. 예전에 베이킹을 배우면서 찹쌀떡을 직접 만들어 먹어 본 적도 있어서, 떡이 완전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태블릿으로 강의 목록을 보던 중 떡제조기능사 강의를 발견했습니다. 떡도 자격증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잠깐 살펴봤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그 강의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떡제조기능사가 어떤 자격증인지 처음부터 다시 찾아봤습니다.

● 떡제조기능사는 어떤 자격증일까
떡제조기능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증입니다. 쌀 같은 곡류와 콩, 과채류를 재료로 여러 가지 떡을 만드는 기술과 위생 관리 능력을 평가합니다. 제과나 제빵 자격증이 밀가루로 만드는 빵과 과자를 다룬다면, 떡제조기능사는 쌀로 만드는 우리 떡을 다룹니다. 등급은 기능사 하나뿐이라, 산업기사나 기능장 같은 상위 등급이 따로 없습니다.
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쌀가루를 시루나 찜기에 쪄서 만드는 찌는 떡, 찐 쌀이나 반죽을 쳐서 만드는 치는 떡, 반죽을 손으로 빚어 만드는 빚는 떡, 기름에 지져 만드는 지지는 떡입니다. 백설기와 시루떡은 찌는 떡, 인절미와 가래떡은 치는 떡, 송편과 경단은 빚는 떡, 부꾸미와 화전은 지지는 떡에 속합니다. 이런 분류는 필기에도 나오는 내용이고, 실기 과제도 만드는 방법이 서로 다른 떡끼리 묶여 있어서 알아 두면 공부할 때 도움이 됩니다.
응시 자격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나이, 학력, 경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어서 저처럼 취미로 관심이 생긴 사람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시험은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상시시험이 아니라 1년에 몇 번 정해진 날짜에 보는 정기시험입니다. 그래서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큐넷에서 올해 시험 일정부터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자격증이 있어야만 떡을 만들어 팔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떡집을 열 때 떡제조기능사가 꼭 필요한 조건은 아니지만, 영업 신고를 하기 전에 식품위생교육을 받고 건강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격증은 창업의 필수 조건이라기보다, 떡을 만드는 기본기와 위생 관리 능력을 배웠다는 걸 보여 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 시험 과목과 실기 방식
필기 과목은 '떡제조 및 위생관리'입니다. 떡에 쓰는 재료와 도구, 고물 만들기, 떡 만드는 과정, 포장과 보관, 위생과 안전관리, 우리 떡의 역사와 문화까지 나옵니다. 객관식 60문항을 60분 동안 풀고,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위생과 안전관리는 다른 조리 계열 기능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조리 자격증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조금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기는 직접 떡을 만드는 작업형 시험이고 2시간 정도 걸립니다. 큐넷에 공개된 6가지 형별 가운데 하나가 시험 당일 무작위로 정해지고, 한 형별마다 떡 두 가지를 시간 안에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형은 콩설기떡과 부꾸미, 2형은 송편과 쇠머리떡, 3형은 무지개떡과 경단입니다. 공개문제에는 과제 이름과 요구사항이 나와 있지만, 세부 제조 방법과 채점 기준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실기도 6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공개문제를 보다가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공개문제 과제 중에 개피떡이 있는데, 개피떡이 바로 제가 만들어 보고 싶었던 바람떡입니다. 반죽 안에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찍어 내는 떡이라, 떡 안에 공기가 들어가 바람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준비물도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시험장에 있는 도구는 쓸 수 없고, 수험자가 직접 준비물을 가져가야 합니다. 특히 2026년 제2회 실기시험부터는 찜기가 필수 준비물이 되어서, 찜기를 가져가지 않으면 시험을 볼 수 없고 실격 처리됩니다. 떡을 잘 만드는 것만큼 준비물을 빠짐없이 챙기는 것도 시험의 일부입니다.
● 국비지원과 준비 방법
떡제조기능사도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국비지원 과정]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고용24에서 '떡제조'나 '떡제조기능사'로 검색하면 지역별 과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떡은 쌀가루와 고물 같은 재료가 계속 들어가는 실습이라, 등록하기 전에 재료비가 수강료에 포함되어 있는지 따로 내야 하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과정을 고를 때는 수업 일정도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평일 낮에 듣는 과정도 있고 저녁반이나 주말반을 운영하는 곳도 있어서, 일을 하면서 준비한다면 시간이 맞는 과정을 찾는 게 먼저입니다. 실습수업이라 빠지면 따라가기 어렵고, 국비지원 과정은 출석률 80% 이상을 채워야 수료로 인정됩니다. 과정이 끝날 때쯤 시험 일정이 맞는지도 미리 확인해 두면, 배운 내용을 잊기 전에 바로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필기는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며 혼자 준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기는 반죽의 되기나 찌는 시간, 고물의 상태는 글로 읽어서는 감을 잡기 어렵고, 직접 여러 번 만들어 봐야 손에 익습니다. 실기는 6가지 형별 중 무엇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공개된 과제를 모두 한 번씩은 만들어 봐야 합니다. 두 가지 떡을 2시간 안에 완성해야 하니 시간을 재면서 연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온라인 강의는 필기 공부나 실기 과정을 미리 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태블릿으로 봤던 떡제조기능사 강의처럼, 집에서 편한 시간에 영상을 보면서 순서를 익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으로는 반죽이 손에 닿는 느낌이나 떡이 알맞게 쪄졌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혼자 연습한다면 찜기뿐 아니라 쌀가루를 내리는 체나 계량 도구 같은 준비물도 직접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온라인 강의로 먼저 감을 잡고, 실기는 학원이나 국비지원 과정에서 직접 만들어 보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 떡을 보면 만들고 싶어지는 제가 알아본 것
베이킹을 배울 때 찹쌀떡을 만들어 보면서, 떡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도 직접 만든 떡을 먹을 때의 뿌듯함은 사 먹는 떡과는 달랐습니다. 떡제조기능사 공개문제를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떡들은 제가 만들어 본 찹쌀떡보다 훨씬 종류가 다양했고, 설기처럼 찌는 떡부터 경단처럼 삶는 떡까지 만드는 방법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시험에 나오는 전통 떡보다 앙금케이크나 모양이 예쁜 바람떡 같은 퓨전떡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공개문제에서 개피떡을 발견하고 나니, 결국 기본을 알아야 응용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앙금케이크도 떡 시트 위에 앙금을 올리는 것이니, 떡을 제대로 찌는 법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직장이나 수입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먼저 배우고 싶어서, 떡제조기능사는 제 배우고 싶은 목록에서 조금 뒤로 밀려나 있습니다. 그래도 떡을 보면 여전히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면, 이 관심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이번에는 강의 목록에서 보고 지나치지 않고 제대로 배워 보고 싶습니다. 시험 일정과 공개문제는 해마다 바뀔 수 있으니, 준비하실 때는 큐넷에서 최신 공지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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