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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실습을 하면서 결국 이 일을 포기했습니다.

by 윤이 나는 인생 2026. 8. 22.

● 생각지도 못했던 중환자실에서 실습하게 되었습니다.

간호조무사 학원에서 이론 공부를 마치고 실습을 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실습 병원은 제가 직접 집 근처에 있는 곳을 알아보고 학원에 이야기하면 학원에서 연결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마침 생긴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요양병원을 선택했습니다. 새로 생긴 병원이니 시설도 깨끗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원했던 병원에서 실습할 수 있게 되었고, 저를 포함해 같은 학원에서 4명이 함께 실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습 부서를 배정받고 저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혼자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이 있는 층으로 배정되었는데, 저만 중환자실이었습니다.

두 명은 같은 층으로 배정되어 함께 실습할 수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왜 하필 나만 중환자실이지?'

처음에는 정말 큰일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환자실이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보던 큰 병원의 중환자실부터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물론 산소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콧줄을 하고 있는 환자도 있었고 기관절개를 한 환자, 금식 중인 환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자 수가 많지 않았고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혈압

 

● 생각보다 편안했던 중환자실 실습

무엇보다 수간호사 선생님이 정말 좋으셨습니다.

실습생인 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셨고,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알려주셨습니다.

환자가 많지 않다 보니 평소 사람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저도 환자들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외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매일 하루 두 번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고, 소변량을 확인하고 기록했습니다. 실습하면서 석션도 배웠습니다. 기관절개를 한 환자의 기관절개관을 통해 석션을 하기도 했고, 입안에 분비물이 많은 환자에게 구강 석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식사 시간이 되면 환자들의 식사를 도왔고, 목욕하는 날에는 환자의 몸에 보습크림을 발라드리고 환자복을 갈아입혀드리는 일도 도왔습니다. 멸균 소독기를 사용하는 방법도 배워서 실습 중에는 주로 사용한 기구들을 직접 세척한 후 소독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한가하게 느껴지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도 좋았습니다. 실습생에게 자신들의 일을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실습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제가 실습했던 곳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도 대부분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다른 층으로 갔던 학원생들이 오히려 저를 부러워할 정도였습니다.

실습을 하는 동안 병원에서 평가인증을 받는 기간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평소보다 신경 쓸 일이 많고 도와드릴 일도 많아 조금 힘들었지만, 병원이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편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를 조금 힘들게 했던 간호조무사 선생님도 있었고, 그때는 정말 실습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면 되지.'

그만두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일단 오늘까지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가다 보니 결국 실습을 끝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실습을 하면서 간호조무사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실습을 마칠 때 수간호사 선생님과 간호부장 선생님께서 병원에서 같이 일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실습을 하면서 저는 조금씩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간호와 관련된 일이 저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주사가 무서웠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습 중 실제로 환자의 상태와 관련해 아찔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그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나는 이 일을 직업으로 하기에는 너무 무섭다.'

그래서 만약 나중에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활용하게 된다면 병원보다는 한의원 같은 곳에서 일해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게 실습을 마무리하고 다시 이론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격증 시험을 치렀습니다.

평소에도 외우는 공부는 열심히 했던 덕분인지 시험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로 합격했습니다.

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기본적인 검사를 받고 자격증을 발급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드디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손에 넣었습니다.

 

● 자격증을 땄지만 결국 사무직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1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취업이 어려워질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습니다.

실제로 자격증을 따고 나니 나중에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당장 간호조무사로 취업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실습을 통해 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뿐만 아니라 어떤 일은 나에게 맞지 않는지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저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은 일단 가지고 있기로 하고, 다시 제가 원래 생각했던 사무직으로 취업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간호조무사 공부는 자격증 하나를 얻은 것보다 저에게 맞는 일을 직접 경험해 보고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봐야 나하고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 일이 나에게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배우고 경험해 보면 생각과 전혀 다른 결과를 얻기도 합니다.

저에게 간호조무사 공부와 실습이 그랬습니다.

자격증은 남았지만,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기로 한 경험도 저에게는 하나의 배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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