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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실제 시공

by 윤이 나는 인생 2026. 8. 22.

[도배를 배우고] 시험까지 봤지만, 저는 결국 도배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실크벽지로 천장을 바르는 일]은 끝까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역시 이 일은 나와 맞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했고, 앞으로 도배를 할 일은 없을 거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생각지도 못한 일로 다시 도배지를 들게 되었습니다.


● 잘 팔리지 않던 집과 오래된 꽃무늬 벽지

이사를 앞두고 집을 내놓았는데, 생각보다 집이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당시 주방과 거실 벽지는 2000년대 중반쯤 유행했던 꽃무늬 벽지였습니다. 다른 방은 깔끔한 벽지라 손볼 필요가 없었지만, 집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주방과 거실은 꽤 오래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매일 보던 저에게는 익숙했지만, 처음 집을 보러 온 사람 눈에는 꽤 오래된 집처럼 보였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곧 팔 집에 큰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기는 아까웠습니다. 집을 사는 사람도 결국 자기 취향에 맞게 다시 꾸밀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배도 배웠겠다, 내가 그냥 해 볼까?'

 

전문가처럼 완벽하게 할 필요도 없고, 한 번에 집 전체를 할 생각도 아니었습니다. 시간 날 때 조금씩 해 보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풀이 발라져 오는 합지 벽지를 주문했습니다. 시작은 도배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웠던 천장, 그중에서도 주방 천장으로 정했습니다. 어려운 것부터 해 두면 나머지는 수월할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 학원에서 가장 어려웠던 천장부터

학원에서는 천장 때문에 그렇게 고생했는데, 이상하게도 집에서는 겁이 덜 났습니다. 시험처럼 정해진 시간도 없고,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의자와 매트를 길게 이어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주방 천장에 벽지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붙었습니다. '어? 되는데?' 학원에서는 실크벽지로 천장을 바르느라 그렇게 애를 먹었는데, 집에서는 합지라 그런지 훨씬 가볍게 붙었습니다. 자신감이 생겨서 쉬지 않고 천장 전체를 붙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잠시 쉬며 제가 붙인 천장을 올려다봤는데, 갑자기 불안해졌습니다. 천장이 울퉁불퉁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벽지가 마르는 동안 주름이나 울음이 생겼다가 시간이 지나면 펴진다는 것은 학원에서 배워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한 것이라 그런지 훨씬 심해 보였습니다. '이거 큰일 난 것 아닌가?' 시험에서도 떨어졌었기 때문에 제 실력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 결국 도배사를 부르기로 하고

남편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도배사를 불러야겠다고 했습니다. 며칠을 기다려 보기에는 천장이 너무 보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음 날 시공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예약했습니다.

 

예약을 마치고 나니 마음은 조금 놓였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배운 것을 한번 써먹어 보겠다고 시작한 일인데, 결국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문가를 찾게 되었으니까요.

 

● 마르면서 펴진 천장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자 울퉁불퉁했던 천장이 조금씩 평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 이게 제대로 된 건가?' 제가 붙인 벽지가 마르면서 하나씩 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사이 다음 날 쓸 도배지가 도착했습니다. 도배지를 가져다주신 분이 천장을 보시더니 잘 붙였다고 하셨습니다. 퇴근한 남편도 잘 붙였다고 했고, 아이들 방문 학습 선생님은 제가 직접 한 것이냐고 물어보시더니 잘 붙였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도배사를 부른 건 너무 성급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잡아 둔 시공을 취소하기도 애매했습니다. 도배지까지 도착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주방과 거실은 도배사에게 맡겼습니다. 제가 붙인 주방 천장도 그대로 두지 못했습니다. 다른 곳과 벽지 색을 맞춰야 해서, 도배사분이 제가 붙인 벽지를 모두 떼어 내고 처음부터 다시 붙여 주셨습니다. 하루 종일 의자 위를 오르내리며 붙인 천장이 몇 분만에 떼어지는 걸 보니 조금 아쉬웠습니다.

도배 후
전문가 실력

 

위 사진은 도배를 마친 뒤 집을 내놓으려고 찍었던 사진 중 하나입니다. 역시 전문가의 손을 거치니 확실히 깔끔했습니다.

● 시험에는 떨어졌지만 남아 있던 것

몇십만 원을 들여 전문가에게 맡기긴 했지만, 직접 천장을 도배해 본 경험은 꽤 재미있고 뿌듯했습니다. 저는 도배사 시험에 떨어진 뒤로 제가 도배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서 해 보니 학원에서 배웠던 방법들이 하나둘 떠올랐고, 실제로 써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시험에 떨어졌다고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전문가처럼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제가 붙인 천장도 결국 전문가의 손으로 다시 마무리되었습니다. 벽지가 마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도배사를 부른 것도 결국 제 실력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배워 본 경험이 있었기에 직접 해 볼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도배를 배우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도배사를 불렀을 것입니다.

 

도배사로 일하지는 않았지만, 배운 기술을 실제 생활에서 처음 써 본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도배를 배운 시간도 꼭 실패였던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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