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를 배우기로 하고 학원에 처음 갔을 때는 사실 조금 긴장했습니다.
도배라는 일을 직접 해본 적도 없었고, 제가 체력이 좋은 편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학원에 가보니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습니다.
● 도배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도 여자분이었습니다.
제가 다니게 된 곳의 선생님은 여자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남편분과 오랫동안 도배 일을 해오셨고, 남편분은 도배 관련 사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선생님은 직접 도배를 하기도 하셨지만 학원에서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수강생 중 원하는 사람에게는 취업을 연결해주기도 하고, 도배 현장에서 실습할 기회가 생기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시험을 위한 교육만 하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강의실에는 작은 방처럼 칸칸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있었습니다. 벽면은 나무로 되어 있었고 실제 도배를 연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도배할 때 사용하는 장비부터 배웠습니다.
풀을 적당한 농도로 개는 방법도 배웠고, 벽면과 천장이 만나는 부분에 네바리를 붙이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초배지를 붙이는 과정부터 합지를 일정한 크기로 자르고 풀을 묻혀 준비하는 방법, 벽에 붙이는 방법까지 하나씩 배웠습니다.
선생님께서 꽤 꼼꼼하게 알려주셨습니다.

● 합지까지는 생각보다 할 만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할 만했습니다.
합지 벽지를 붙이는 것도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실크벽지로 넘어가면서 조금 더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벽면까지는 그래도 할 만했습니다.
합지보다 실크벽지가 무겁기는 했지만 선생님께 배운 방법대로 천천히 하면 어떻게든 붙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생각보다 할 만한데?'
처음에는 체력이 약한 제가 과연 도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배워보니 새로운 것을 익히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 실크벽지로 천장을 도배하면서 막혔습니다.
실크벽지로 천장을 도배하는 과정에 들어가자 갑자기 모든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벽지가 너무 무겁다는 것이었습니다.
풀을 바른 실크벽지를 들고 천장에 붙여야 하는데, 저는 그 벽지를 제대로 들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쪽을 붙이고 돌아서서 천장을 따라 벽지를 밀어가면 뒤쪽에서 벽지가 떨어졌습니다.
다시 해보고 또 해봤지만 잘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요령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런데 요령을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몸이 그 요령대로 움직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제가 계속 실패하자 주변 수강생들도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학원에서 배우다가 실제 도배사가 된 분이 학원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까지 제가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정말 주변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알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안 됐습니다.
● 시험 전날 겨우 한 번 성공했습니다.
도배사 자격증 시험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실크 천장이 계속되지 않았습니다.
연습하면서 실크 천장을 성공한 것은 시험 전날 딱 한 번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실크 천장 다음에 바닥 도배도 배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과정은 거의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제 머릿속에는 실크 천장만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큰 벽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험은 포기하지 않고 보러 갔습니다.
합지로 벽면을 도배하는 것은 속도도 빨랐고 스스로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역시 실크 천장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천장에 벽지를 제대로 붙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벽지의 무늬까지 맞춰야 하는 것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도배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습니다.
도배를 배우기 전에는 이왕 기술 배우는 김에 나중에 타일이나 페인트도 배워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배를 직접 배워보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 기술이라고 다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니구나.'
실수를 해도, 실패를 해도 괜찮다는 마음 때문인지 배우는 과정은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도배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진 뒤 저는 타일과 페인트를 배우겠다는 생각까지 깨끗하게 접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일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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