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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후, 남는 시간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by 윤이 나는 인생 2026. 8. 20.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빴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에는 저에게도 몇 시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그 시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없는 동안 집안일을 끝내고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취직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당시 제 상황에 맞는 회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남는 시간을 그냥 보내고 싶지는 않아서 그때부터 뭔가를 배워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 동사무소에서 하는 무료 수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행정복지센터라고 부르지만 당시에는 동사무소라고 많이 불렀습니다.

집 근처 동사무소에서 주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수업을 무료로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수업에 따라 재료비는 따로 내야 했지만, 정식 교육기관에 다니는 것보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어떤 수업을 들을까 찾아보다가 제 눈에 들어온 것이 냅킨아트였습니다.

사실 저는 미술을 정말 못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색칠을 하는 것도 소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는 예쁜 것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습니다.

냅킨아트는 TV에서 처음 봤습니다.

예쁜 그림이 있는 냅킨에서 원하는 부분을 잘라 물건에 붙이는데, 완성하고 나면 직접 그림을 그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림을 못 그리는 나도 저런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신기하면서도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가까운 곳에서 냅킨아트 수업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냅킨아트

●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냅킨을 물건에 붙이는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배워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재료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뿐만 아니라 철제나 유리 같은 재료에도 냅킨을 붙일 수 있었고, 심지어 비누를 꾸미는 것도 배웠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보면 생각보다 훨씬 예뻤습니다.

물론 저에게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미술을 잘하셔서 냅킨을 붙인 뒤 주변의 빈 공간을 물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법도 알려주셨습니다. 냅킨의 그림과 주변을 비슷한 색으로 칠하면 처음부터 하나의 그림이었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색칠을 잘하지 못해서 색칠하는 시간이 오면 긴장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 수업에서 끝내지 않고 집에서도 다시 만들어봤습니다.

저는 한번 배운 것을 수업시간에만 하고 끝내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작품을 완성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에 와서 다시 해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필요한 재료를 따로 구입해서 집에서도 연습했습니다. 수업에서 빠지지도 않고 열심히 배우고, 집에서도 다시 만들어보면서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수업에는 자격증 과정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자격증이 있는 교육이라면 가능하면 배울 때 함께 취득하는 편입니다. 나중에 자격증이 필요해지면 다시 처음부터 공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민간자격증이기는 했지만 1급에 도전하기로 했고,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제출해야 했습니다.

배운 내용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제출하는 과정까지 거쳐 저는 결국 냅킨아트 1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 냅킨아트를 시작으로 공예를 더 배워볼까 생각했습니다.

냅킨아트를 배우면서 재미있는 생각이 하나 생겼습니다.

'공예를 조금 더 배워보면 어떨까?'

저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미술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정해진 방법을 배우고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은 재미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것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방과 후 수업이나 주민센터 같은 곳에서 공예를 가르치는 일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이것도 새로운 직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입니다.

냅킨아트는 저에게 단순히 새로운 취미로 배운 경험만은 아니었습니다.

경력단절로 시간이 생겼을 때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시작한 공부였고, '내가 좋아하면서도 배워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만든 첫 번째 계기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냅킨아트를 시작으로 또 다른 공예들을 배우게 됩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작은 수업 하나가 앞으로 제가 새로운 일을 찾아다니며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는 시작점이 될 줄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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