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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배우고 싶은게 있는데, 순수한 배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by 윤이 나는 인생 2026. 8. 27.

저는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게 정말 배우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지금 하는 일보다 돈을 더 벌고 싶어서 배우고 싶은 것인지 스스로도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지 꽤 오래되었다는 것도 최근에서야 알아차렸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늘 그래왔습니다. 도배도, 간호조무사도, 보육교사도 직종 변경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그럼 뭘 배워야 할까'를 고민한 끝에 시작한 것들이었습니다. 결국 그쪽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배우는 동안에는 분명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이 정말 제가 배우고 싶었던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이런 방식으로 살아와서, 이제는 순수한 배움과 목적이 있는 배움을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워졌습니다.

● 돈이 되는 기술을 자꾸 떠올립니다

요즘도 비슷합니다. 지금 하는 일이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저는 다른 직업을 떠올립니다. 지금부터 시작해서 오래 할 수 있는 것이 결국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중에서도 최근 떠오른 것이 용접이었습니다.

저희 가족 중에 용접을 하는 사람이 몇 명 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자 용접사도 있다고 합니다. 남자들보다는 조금 덜 힘든 일을 맡는 경우가 많지만, 경력이 쌓이면 실력을 인정받는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한때 용접을 배워볼까 생각했습니다. 해봐야 저와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요. 생산직 현장을 보고 지레 겁을 먹었던 저인데도, 돈 생각을 하면 이상하게 자꾸 이런 기술들이 떠올랐습니다.

용접

● 배우기도 전에 접은 이유

그런데 문득문득 생각만 날 뿐, 아직 배우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배우고 나서도 결국 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이 용접 일을 하는 것을 옆에서 봐왔습니다. 재질에 따라 용접의 방식과 세기를 다르게 조절해야 한다는 것도 배우기 쉽지 않아 보였고, 제대로 익히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은 기본적인 보호 장구를 늘 갖추고 일하는데도 작업 중에 찍히거나 부딪히거나 베이고, 눈과 얼굴이 빨갛게 화상을 입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종종 겪습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고 집에서 연고를 바르고 며칠 지나면 낫는 정도의 소소한 상처들이지만, 그런 모습을 옆에서 자주 보다 보니 '나는 이건 못 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힘든 일을 하는 남편을 두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조금 미안하기도 하지만, 솔직한 마음이 그랬습니다.

● 지게차 자격증도 알아봤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이전 회사를 그만두고 같은 직종의 경력직으로 지원해 보려던 적이 있었는데, 지게차 자격증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는 곳이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직종에서도 지게차 운전이 가능한 사람을 우대한다는 조건을 자주 봤습니다.

'여자도 지게차 자격증을 따나?' 싶어서 알아보니, 남자에 비해 많지는 않아도 따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학원도 알아보고 시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니 저는 평소 운전에도 자신이 없는 편이라 망설여졌습니다. 배우는 시간 자체도 생각보다 짧아서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 자격증을 딴 이후에 따로 연습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다행히 지금 회사에 취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을 접었습니다.

● 여전히 남아 있는 마음

그런데 지금 다니는 회사에도 지게차가 있습니다. 직원들이 지게차로 물건을 싣고 내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문득 듭니다.

배울지 말지는 여전히 정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번에 이 생각을 정리하면서 한 가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순전히 그 자체로 재미있어서 배우고 싶은 것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려면, 그 끝에 반드시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지금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마음도 배우고 싶다는 감정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은 것인지, 저 스스로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에 또 다른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할 때에야 조금씩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용접이나 지게차 운전만은 아닙니다. 결이 전혀 다른 분야인데도 문득 떠오르는 것들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아직은 그것들 역시 순수한 배움인지, 아니면 이번처럼 어떤 목적이 먼저 붙어서 생긴 마음인지 스스로도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 답을 다 내리기보다는, 앞으로 하나씩 그 마음들을 들여다보면서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그리고 그 마음을 실제로 배움으로 옮길 것인지는 또 다른 이야기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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