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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에 도전했지만 결국 지원을 멈춘 이유

by 윤이 나는 인생 2026. 8. 25.

사무직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저는 몸을 움직이는 단순노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생각만 하다가 그치지 않고 실제로 생산직 채용 공고에 여러 번 이력서를 넣었고, 그중 두 곳에서는 면접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생산직으로 직종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사무직으로 돌아올 때마다 늘 마음 한편에 있었던 이 도전의 과정을 이번에는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 "이렇게 좋은 고등학교를 나와서 왜 생산직을 하려고 하세요?"

첫 번째 회사의 면접은 여러 명의 지원자를 한 줄로 세워놓고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사람씩 짧게 질문을 받는 형식이었는데, 제 차례가 되었을 때 면접관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고등학교를 나와서 왜 생산직을 하려고 하세요?"

순간 당황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력서에 적힌 학력을 보고 나온 질문이었겠지만, 저는 그런 질문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자리에서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고, 더 늦기 전에 생산직으로 자리를 잡아 오래 일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분위기는 왠지 '사무직에 있던 사람이 왜 여기까지 왔지?'라는 느낌이었고, 그 시선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진지하게 지원한 것인데, 상대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씁쓸했습니다. 그날 면접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 며칠 뒤 걸려 온 전화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그 회사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나올 수 있냐는 연락이었습니다.

한 번 불합격을 준 곳에서 갑자기 다시 연락이 온다는 것은, 그만큼 그 자리에 사람이 자주 빠진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생산직은 사람이 자주 나가고 자주 뽑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급하게 사람을 구하다 보니 한 번 떨어뜨렸던 지원자에게까지 다시 연락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 자리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미 다른 곳에 취직했다고 둘러대고 가지 않았습니다. 애써 지원했던 곳이었지만, 그 전화 한 통이 오히려 그 회사에 대한 의구심을 더 키운 셈이었습니다.

공장

● 생산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

다른 한 곳은 면접 전에 지원자들을 모아 생산 현장을 직접 견학시켜 주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런 방식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류나 면접만으로는 알 수 없는 실제 분위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들어서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여러 대의 기계와 공구들이 놓여 있었고, 곳곳에서 쇳소리가 났으며, 사용할 소재들이 바닥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면서 '내가 정말 여기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머리로 생각했던 생산직의 이미지와 실제로 눈앞에서 마주한 현장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기대보다는 무섭다는 감정이 먼저 들었고, 그 감정은 견학이 끝날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현장을 보고 난 뒤로 저는 더 이상 생산직에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 직접 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

돌이켜보면 저는 생산직이라는 일을 머릿속으로만 그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일이니 정신적으로는 편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을 뿐, 실제로 그 일이 저에게 맞는지는 전혀 확인해보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면접에서 받은 예상 밖의 질문, 잦은 채용과 퇴사가 반복되는 구조, 그리고 실제 현장의 분위기까지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격증 공부를 할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보지 않고서는, 혹은 최소한 가까이서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그 일이 나에게 맞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생산직에 대한 도전은 결국 자격증도, 취업도 없이 끝났지만,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제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다시 사무직으로 돌아오는 이유 중 하나에는, 이렇게 직접 부딪혀보고 나서야 알게 된 저의 한계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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