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꼭 정해진 나이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시작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처음 국비교육을 받았던 때가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결혼을 준비하던 무렵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교육과정을 검색하고 바로 신청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한 신청 방법은 기억이 흐릿하지만, 친구와 함께 한식조리사 자격증 과정을 알아보고 신청했던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한 일입니다. 요리를 제대로 해 본 적도 거의 없던 사람이 한식조리사 자격증에 도전하겠다고 조리학원에 다녔으니까요.
● 결혼을 앞두고 처음 알게 된 국비교육
20년 전의 저는 요리와 그리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음식은 먹을 줄만 알았지,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조리하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실업자 국비교육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요리를 배우려면 수강료가 꽤 든다고 알고 있었는데, 국비교육으로 들으니 부담이 훨씬 적었습니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면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 주고 싶었고, 조리사 자격증으로 저만의 일을 해 보고 싶다는 꿈도 있었습니다. 지금 자격증을 하나 따 두면 나중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친구와 함께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 칼 잡는 법부터 질색했던 생선 손질까지
막상 수업을 시작하니 생각보다 배울 것이 많았습니다. 칼을 잡는 법부터 재료를 일정한 크기로 써는 법, 재료를 손질하고 양념을 넣는 순서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야 했습니다. 채소 하나 다듬는 데도 손이 많이 갔고, 음식 하나를 만드는 데 이렇게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생선 손질입니다. 지금도 생선 손질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때는 정말 질색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자격증을 따겠다는 생각으로 꾹 참고 배웠습니다.

● 맛보다 기준이 먼저였던 시험 요리
한식조리사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요리에도 정해진 기준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는 재료 크기가 조금 달라도 괜찮고, 간을 보면서 양념을 더 넣어도 됩니다. 오늘은 조금 짜게 먹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시험 요리는 달랐습니다. 재료를 정해진 크기로 손질해야 했고, 정해진 양과 방법을 지켜야 했습니다. 양념도 감으로 넣는 것이 아니라 비율과 순서를 외워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요리를 배우면 요리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는 손질 방법과 조리 순서, 재료의 양, 완성된 모양까지 모두 신경 써야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한식조리사 과정을 들으면서 제가 요리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결국 시험에는 응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꾸준히 했다면 자격증이라는 결과를 남길 수 있었을 테니 지금 생각하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 시험은 안 봤지만 남은 손질법과 양념 비율
자격증은 따지 않았지만, 조리학원에서 배운 것은 생활 속에서 꽤 쓸모가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채소를 손질할 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는데, 기본 손질법을 배우고 나니 재료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양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전에는 맛을 보면서 이것저것 넣었다면, 기본 비율을 알고 나서는 어떤 맛이 날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요리를 처음 배운 저에게는 작은 변화였습니다.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고 양념해서 조리하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나니, 음식을 만드는 일이 예전보다 덜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때 배운 비율을 정확히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요리가 어렵고, 지금은 인터넷 레시피를 많이 참고합니다. 그래도 재료를 손질하거나 양념을 할 때면 그때 배운 기본이 떠오릅니다. 이 경험으로 저는 자격증을 따야만 배움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20년 만에 달라진 국비교육 신청 방법
20년 전과 비교하면 직업훈련을 찾고 신청하는 방법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광고 전단지를 보거나 교육기관을 직접 알아보고, 전화하거나 찾아가서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때도 신청서 같은 서류를 주고받았던 것 같은데, 정확한 방식까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취업이나 직무에 필요한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24에서 카드를 신청하고 훈련과정을 검색해 수강 신청까지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5년간 300만 원까지 훈련비를 지원하고, 조건에 따라 200만 원을 더 받아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과정마다 훈련기간과 훈련시간, 자비부담금, 관련 자격증도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부 장기 과정은 수강 전에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무엇을 배워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내일배움카드 이야기]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원 내용은 해마다 바뀔 수 있으니, 신청하기 전에는 고용24나 고용센터에서 최신 정보를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20년 전의 저는 결혼을 준비하며 친구와 함께 한식조리사 과정에 도전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시험도 보지 않은 그 수업에서 배운 손질법과 양념의 기본이 이렇게 오래 남을 줄은요. 그래서 지금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 망설여질 때면 그때를 떠올립니다. 바로 자격증을 따지 못하더라도, 배운 것은 언젠가 필요한 순간에 다시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저는 다시 반찬 조리 교육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